소설

step 5

사막의 지배자 2013. 2. 18. 04:13

하루 일과 중 가장 지루하고 싫은 일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식사라고 생각한다.

 

하루의 긴 시작도 하루 일과의 마지막도 바로 식사가 함께한다. 그래서 나는 식사에

 

대한 고민이 많다. 아마도 혼자 사는 사람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이리라.

 

정해진 시간과 그 시간은 내가 무언가를 선택해야 한다는 고민은 안정된 삶에 가장 큰

 

독이다. 난 매번 식사시간이 오는 것을 걱정한다. 도서관은 다행히 구내식당이 있고,

 

나는 A 또는 B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점심은 나에게 가장 편한 식사이다.

 

아침은 언제나 굶는다. 일어나는 시간이 늦기도 하지만 일찍 일어나 무언가를 사러 가고

 

고민하는 것이 싫어서 나는 아침을 먹지 않는다. 이는 두 가지 장점을 가진 일이다.

 

첫째, 고민할 필요가 없어 편안한 아침을 제공한다. 둘째, 점심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

 

가장 고민은 저녁 식사다. 저녁엔 누구도 나와 함께 하지 않고, 작은 TV, 컴퓨터 모니터.

 

그리고 저녁엔 무엇을 먹어야 옳은지 생각하는 내가 있다.

 

대개는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몇 개와 차 페트병을 사오곤 한다. 그 이상의 고민은 하고

 

싶지 않다. 그날 그 시간까지 남아있는 가장 인기 없는 삼각김밥. 가끔은 다 떨어지고

 

그 마저도 없으면 그냥 차를 마시는 것으로 끝을 낸다. 누구에게나 식사는 고통이고

 

삶의 과정에서 가장 구차한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