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아주 조용한 밤에 소리를 들으면, 너무나도 아름답다.
고요하고도 소란스러운 느낌. 밤의 적막함이 오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그 사이 벌레 소리, 바람 소리, 그리고 조용조용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소리. 밤은 그런 소리를 내는 시간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아니 결혼을 하고, 나는 고요한 새벽을 기다리는 느낌을 잃어버렸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사람들을 얻는 대가로 나는 새벽의 느낌을 잃었다. 오늘은 조금이나마 그 느낌을 느끼는 시간이다. 아마도 이 시간이 아니면 이런 글을 쓸 수도 없을 것이다.
조용한 음악을 틀어 두었다.
이런 밤에는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쓴다는 게 너무나 행복하다. 잊고 지내다 드디어 마주하는 삶이다. 알고, 하고 싶었던 것들이 언제나 할 수 없다는 핑계로 멀어져갔다. 아마 알고 있었을 거다. 나도 내심 내가 멀어지고 또 멀어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화가 났나 보다. 가을이 오는 밤에 비로소 나는 알게 되는 것이다. 나는 글을 쓰고 싶었던 사람이구나.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새벽은 그런 시간이 된다. 그런 날이 된다.
아직도 밤은 오래도록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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