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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빙빙 예전에는 밤이 되면 생각이 짙어지고 마음이 가라앉고 생각이 또렷해졌다. 뭐 매일 그런건 아니지만... 생각은 점점 많아지는데 나이 먹는 것 만큼 생각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하루가 오고 또 가는 날들을 지켜보다가 잠을 잔다. 주중에 아팠다. 머리가 빙빙 돌고 세상이 어지러웠다. 그래도 나는 어떻게든 나아야 한다. 할 일이 있고 봐야 할 사람들이 있고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나이가 들면 아픈 것도 아프지 말아야 한다.
나이가 들었다. 나이가 들어서 일까 하는 일이 점차 버거워진다. 밤을 세워 무언가 만들어내던 이십대는 지나갔지만 이제 작업 두개만 해도 머리가 굴러가지 않는다. 매일 번뜩이며 나타나리라 생각했던 아이디어들도 사실 없었던 곳간처럼 점차 멀어진다. 새로운 십년이 다가오는 것은 몸과 마음에 큰 변화를 주나 보다. 이제 늙는다는 것을 조금씩 생각해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코로나가 함께하는 나날에는... 모든 것들이 정지하고 이제야 슬금슬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매일 아빠와 함께 있던 아이는 어린이집에 가게 되고, 나와 아내는 일을 하러 간다. 세상 모든 것들이 다 멈춰버린 줄 알았는데, 세상은 그래도 슬금슬금 굴러가고 있다. 다시 시작된 나의 일터는 정신이 없다. 사람들은 어수선하고, 불합리한 일들이 많다. 하지만 어쩌겠어...지금은 불평하기엔 너무나도 힘들다. 사실 저 밖에 혼자 일하는 사람들은 더욱 더 힘들것이다. 그래도 시간이 가고, 조금은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가 하루를 더 살아가게 한다.
정신없는 하루하루가 간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삶이 점점 변해간다. 아이는 어린이집에 못 간지 벌써 삼주가 넘어가고 있다. 나도 집에서 근무중이다. 아이와 놀아주는 것도 재택근무를 하는 것도 너무나도 힘들다. 어서 잘 마무리 되기를... 그 누구보다 열심히 막아내고 있는 이들에게 항상 감사한다.
하루가 또 지나가면... 생각보다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간다. 잠깐 치우고 정리를 하고 나니 점심이 되고, 곧 밥을 먹고 또 치우고... 집안 일이란 참 쉼없이 이어진다. 세상에 쉬운일은 없다지만 이렇게 휘릭 하고 지나가 버리고 나면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다. 뭔가 아무것도 하지않고 지나가버린 느낌이다. 내일은 좀더 나은 하루가 되기를...
잠든 그대를 바라보는 것은... 한 밤중에 계속 깨는 아이는 우유를 마시고 다시 잠에 든다. 그 얼굴이 너무나 귀엽고 천사같다.그 밤중 깨어난 나는 조금 짜증이 났다가 이내 뭉클해진다. 그러다 자고 있는 그대를 바라보며 나는 새삼스레 느낀다. 나는 사랑하고 있구나. 나는 사랑받고 있구나. 잠든 그대를 바라보는 것은 이처럼 행복하다.
한밤중 달빛 식당 이 책은 동화책이다. 4, 5학년 아이들이 읽을 내용이다. 너무나 가슴아픈 일들을 우리는 꼭 기억해야 하는가를 물어보는 책이다. 내용은 너무나 간단하고, 쉽게 읽힌다. 하지만 많은 내용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누구나 슬프고 아픈 기억을 잊고 싶어한다. 누군가는 술을 마시고, 누군가는 즐거운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 일을 조금은 잊고 아물어가기를 바라면서... 이 책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그 나쁜 기억들을 잊어간다. 그런데도 뭔가 이상하다. 나쁘고 싫은 기억들을 잊어버렸는데도, 사람들은 기쁘지 않다. 언제든 잊을 수 있지만 그것이 결코 다행인 것으로 변하지 않는다. 이 책은 아이들만이 아닌 어른에게도 충분히 생각해볼만한 책이다. 나쁜 기억이 주는 아픔과 슬픔. 하지만 그것이 충분히 필요한..
설 연휴에 카페에 가는 것은... 설이 되었고, 또 한살을 먹었다. 나이가 들어 가는 것이 너무 커다랗게 다가오는 때가 되고 있다. 곧 40이라는 숫자가 나를 덮치리라. 지난 주에는 부모님 댁에 다녀왔다. 손주를 보고 흐뭇하게 웃는 부모님을 보면서, 나이가 들어가는 나와 언제나 힘이 세 보이던 그 분들의 모습이 예전같지 않음을 느낀다. 이번주 설 연휴가 되고, 장모님 댁에 왔다. 손주를 보는 흐뭇한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우리는 두 분께 아이를 맏기고 근처 카페에 왔다. 카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제 설이 되어서도 다들 노는 방법이 달라진다. 세상이 변하고 있는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