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 해가 머리 위를 내리 쬐던 더운 날에 세상이 너무나도 더워 녹아내리던 그날, 난 아스팔트 한가운데 앉아있었다. 그 날 나는 하릴 없이 걷다가 무작정 버스를 타고 창가에 앉았다. 에어컨도 없는 버스엔 사람이 몇 없었고 게으른 버스가 느릿느릿 달리고 있었다. 창을 열고 후텁지근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끼며 생각없이 창 밖을 바라보았다.
"안녕."
어젯밤에 니가 한 말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무슨 뜻일까? 아니 사실은 알고 있는데도 모르고 싶어서 생각하는 척을 해본다. 그래 안녕. 나도 인사를 해본다. 잘가. 버스에서 내려 길을 다시 걷다가 나무 옆 의자에 앉는다. 안녕. 다시 되뇌이며 바닥을 바라보는데 금처럼 길게 그늘이 져있다. 길을 따라 나란히 난 그늘은 나인것도 같고 너인것도 같다. 같은 곳에서 서로 같이 그리고 따로 서 있는 것 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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